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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것들/일기

2023년 5년차 개발자 회고

Labhong 2024. 2. 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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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전 직장에 근무할 땐 미팅을 하던 뭘 하던 회고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고가 중요한지 전혀 몰랐었습니다. 이직하고 나서 다니고 있는 현 회사에서는 미팅을 진행할 때마다 회고를 진행합니다. 회고를 하고나서 느낀 점은 회고를 진행하게 되면 현재 미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잘하고 있는 점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됩니다. 개선하고 유지해야 할 부분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나은 미팅이 될 수 있습니다. 회고는 현재보다 더 성장하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을 이 회사를 다니고 나서 깨닫게 됐습니다.

최근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개발자 회고’를 많이 작성하는 것 같습니다. 연차 성별 상관없이 많이들 작성하길래 언젠가 나도 한번 써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시간이 이렇게까지 흘러버렸습니다. 회고의 중요성을 깨달은 지금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가 없어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써보고자 합니다.

작년 2023년 목표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매 분기 크루 리뷰를 작성합니다. 다면평가의 일종인데 셀프 리뷰(자기 평가)를 꼭 진행합니다. 셀프 리뷰를 작성할 땐 이번 분기의 나의 성과와 다음 분기에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분기마다 리뷰 또는 회고를 회사 내에서 진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성과와 목표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작년 4분기 셀프 리뷰를 합쳐보니 나의 목표는 상반기, 하반기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상반기]
- 제품 복잡도 개선 및 레거시 (코드, 정책) 개선하기
- 사내 백엔드 코드 구조 개선

[하반기]
- 팀이 스크럼에 잘 녹아들 수 있게 하기
- 팀이 효율적으로 제품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들기

큰 맥락에서 보면 상반기는 개인이 달성할 수 있는 엔지니어로써의 목표이고 하반기는 팀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매니저로써의 목표입니다. 어쩌다가 내 목표가 바뀌게 됐을까? 작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한번 돌아보자 바뀌게 된 사유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상반기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매트릭스 조직으로 하나의 스쿼드가 하나의 제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저는 리뷰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리뷰 제품은 회사의 탄생과 더불어 생긴 제품입니다. 그러다보니 정책과 코드 모두 레거시가 많은 편입니다. 게다가 제품도 점점 커지다보니 복잡도 또한 커져서 기능을 개발할 때마다 정책 사이드 이펙트가 얼마나 있을지 확인을 꼭 해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개발 시간 또한 점점 늘어났습니다. 더불어 python과 django로 이루어진 서버 코드는 특유의 pythonic함 때문에 개인적으로 개발에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좀 더 구조적이고 확장적인 형태로 코드 구조를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반기의 저의 목표는 제품 레거시 개선하기와 백엔드 코드 구조 개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상반기에는 아래의 작업들을 진행했습니다.

  • 함수형 자바스크립트 스터디 진행 및 함수형으로 작업을 돕는 유틸리티 라이브러리 pydash 도입
  • 백엔드 컨벤션 개선 TF 진행 및 참가
  • 제품 내 데드락 이슈 원인 쉐어링
  • 영속성 모델과 도메인 모델 분리 제안 등

큰 이슈가 없었다면 연말까지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반기에 수정할 수 밖에 없는 큰 이슈가 생겨버렸습니다.

하반기

저는 백엔드 개발 외에도 맡고 있는 역할이 하나 더 있습니다. 먼저 우리 회사 조직은 스크럼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스크럼 프레임워크를 유지시키기 위한 ‘스크럼 마스터’ 역할이 존재하는데, 제가 팀 내에서 이 역할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스크럼 마스터의 역할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나 제가 꼭 지키려고 하는 스크럼 마스터 업무는 아래와 같습니다.

  • 팀 내 스크럼 업무 패턴을 유지시키기
  • 팀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 제거
  • 업무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도록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스크럼 마스터 역할을 맡고 있는 상태에서 하반기에 진입하자 고객사와 약속해서 데드라인이 걸려있는, 꼭 배포를 해야만 하는 기능이 4~5개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B2B SaaS에서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프로젝트들을 완수해내는 것이 필수였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크럼 마스터였던 저는 팀이 프로젝트 기한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엔지니어로써의 기여보다는 스크럼 마스터로써의 기여도를 높이도록, 상반기에 세워뒀던 목표를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목표로 재수정했습니다.

23년도 회고

23년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목표가 변경됐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작년에 나는 어떤 점을 잘했고 어떤 점을 못했는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잘한 점

  • 스크럼 마스터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떤 업무를 해야하는지 나름대로 정의한 것
  • 백엔드 엔지니어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스크럼 마스터의 역할 또한 같이 수행했고,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한 것
  • 연말까지 배포해야 하는 기능들을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만족한 채 팀이 어떻게든 릴리즈 하도록 만든 것
  •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을 밝혀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게된 것
  • 업무를 위임하는 것을 배운 것
    • 내가 다 짊어지고 가려다가 무너져서 팀에 방해를 끼치지 않고 적절히 분배해서 기한 내에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됨

개선해야 하는 점

  • 문제점이 발생하면 바로 해결하려고 들지 않았던 것
    • 문제점은 시간이 지나면 맥락이 사라지기 때문에 바로 해결하는 것이 좋은데 그렇지 않은 점
  • 스크럼 마스터로서 좀 더 팀의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들지 않았던 것
    • 위의 문제점이 이어져서, 팀의 문제점을 제 때에 해결하지 못해 맥락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음
  • 목표를 세웠음에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행하지 않은 것
    • 머리 속으로 ‘해볼까? 하면 되게 좋을 것 같은데 실패하면 어쩌지?’만 생각한 것
  • 다른 팀원들을 도울 수 있는 상황임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던 것

24년도 목표

위의 개선해야 하는 점의 대부분은 당장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쉬웠던 점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2024년 목표는 '실행'과 '성과'입니다.

지난 2023년도는 바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생각만 하고 시도해보지 않았던, 실패로부터 배워가려는 태도보단 실패부터 생각했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일단 뭐라도 행동하거나 시도해보고 회고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그냥 시도하기보다는 시도하는 모든 것들이 성과가 될 수 있도록 측정할 수 있는 정량적, 정성적인 지표를 설정해 측정하려는 노력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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